| 공포의 '비소' 목재 | ||||||||||||
국내 최대 두꺼비 서식지인 충북 청주의 한 습지, 언제부턴가 여기에 사는 두꺼비 올챙이들이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모두 움직임이 둔해지고 일부는 죽은 듯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화면 왼쪽의 정상 올챙이와 달리, 습지에 사는 올챙이는 몸통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습니다. ● 함충호 간사(원흥이 생명평화 회의) : "퍼센트로 하면 한... 90% 정도가 뚱뚱하게 변했고, 정상적인 애들을 찾기가 힘든..." 멀쩡하던 올챙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습지의 물을 측정해보니 비소(0.021ppm)가 다량 검출됐습니다. 근처에 만든 생태공원 때문입니다. 두꺼비 서식지를 보호하겠다며 토지공사가 지난해 부터 모두 82억 원을 들여 생태 공원을 조성했는데,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생태 공원 시설물을 'CCA 방부목'이라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이 나무는 비소로 화학처리가 돼 있었습니다. 중금속인 비소가 나무 안에 있는 미생물을 죽여서 썩지 않게 하기 위한 겁니다. 그런데 이 비소는 빗물에 잘 녹기 때문에 비소가 녹아 습지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비소는 폐기물을 재생해 만든 콘크리트보다 독성이 훨씬 강합니다. ● 박완희 사무국장(원흥이 생명평화 회의) : "콘크리트를 넣은 수조에서 비슷한 증세가 나왔고, 방부목을 넣은 곳에서는 올챙이가 전멸했습니다." 이 나무에서 실제로 비소가 나오는지 직접 실험해 보겠습니다. 목재를 긁어내 증류수에 넣은 뒤, 비소 성분이 있으면 색깔이 변하는 시약을 떨어뜨렸더니, 색이 파랗게 변합니다. 색깔이 변하지 않는 일반 목재와는 대조적입니다. 문제는 비소 목재를 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강원도 동해시의 한 상수원 보호구역, 물가의 팔각정 건물이 비소 목재로 만든 겁니다. 비만 오면 독극물이 상수원으로 흘러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는 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 한국 수자원공사 관계자 : "보통 농약에도 비소가 들어가고요, 광물질인 비소 자연상태로도 있대요. 변명하는 건 아니지만..." 어린이 놀이터는 더 심각합니다. 전국 놀이터의 8~90 퍼센트는 비소 목재로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만든 목조 건물이나 나무 의자는 거의 모두 비소 목재로 만든 겁니다. 비소는 아주 적은 양도 인체에 치명적입니다. 옛날에 사약으로 썼을 정도입니다. ● 김현 교수(충북대 의대 예방의학 교실) : "피부암, 폐암, 림프종, 백혈병 등의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태아에게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 이 때문에 일본에선 10년 전부터 비소 목재 사용을 자제하고 있고, 상당수 선진국들도 이미 5년 전부터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환경부도 뒤늦게 심각성을 알고 이달 초부터 비소 목재의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든 시설물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 환경부 담당자 : "(환경부는) 제품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고, 화학 물질을 관리하는 곳이다 보니까 제품에 대한 리콜 제도가 아직 없습니다." 더구나 아직도 시중에는 비소 목재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목재 수입업체입니다. 창고 마당에 비소가 함유된 CCA 방부목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펜션이나 목조 주택을 짓는 사람들에게 주로 팔립니다. ● 판매업체 : "번들(묶음)로도 사가고, 낱개로도 사가고... (최근에 나간 게 언제에요?) 계속 나가죠. 최근이 아니라, 오늘도 나갔는데..." 업자들은 비소 목재가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값 싸고, 잘 썩지 않기 때문에 물건이 없어 못 팔정도입니다. ● 건축업자 : "요즘도 (판매를) 하는데, 몰래 하기 때문에 어딘지 저는 못 가르쳐... 모르지, 그거는..." 설령 비소 목재를 친환경 목재로 속여 팔아도, 소비자는 이를 알 길이 없습니다. ● 목재 판매 상인 : "지금은 칠(비소처리)했어도 몰라요. 성분을 검사하지 않는 이상은, 우리가 봐서는 모르는 거에요." 죽음의 나무라는 비소 목재를 방치하고 있는 사이 비소는 우리 몸 속에 쌓여가며 건강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MBC 뉴스 최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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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훈 기자, 현기택 기자 2007-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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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비소' 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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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나무로 지은 건축물은 대개 환경친화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나무도 나무 나름입니다. 독극물인 비소가 들어 있는 목재가 시중에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최 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국내 최대 두꺼비 서식지인 충북 청주의 한 습지, 언제부턴가 여기에 사는 두꺼비 올챙이들이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모두 움직임이 둔해지고 일부는 죽은 듯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화면 왼쪽의 정상 올챙이와 달리, 습지에 사는 올챙이는 몸통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습니다. ● 함충호 간사(원흥이 생명평화 회의) : "퍼센트로 하면 한... 90% 정도가 뚱뚱하게 변했고, 정상적인 애들을 찾기가 힘든..." 멀쩡하던 올챙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습지의 물을 측정해보니 비소(0.021ppm)가 다량 검출됐습니다. 근처에 만든 생태공원 때문입니다. 두꺼비 서식지를 보호하겠다며 토지공사가 지난해 부터 모두 82억 원을 들여 생태 공원을 조성했는데,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생태 공원 시설물을 'CCA 방부목'이라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이 나무는 비소로 화학처리가 돼 있었습니다. 중금속인 비소가 나무 안에 있는 미생물을 죽여서 썩지 않게 하기 위한 겁니다. 그런데 이 비소는 빗물에 잘 녹기 때문에 비소가 녹아 습지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비소는 폐기물을 재생해 만든 콘크리트보다 독성이 훨씬 강합니다. ● 박완희 사무국장(원흥이 생명평화 회의) : "콘크리트를 넣은 수조에서 비슷한 증세가 나왔고, 방부목을 넣은 곳에서는 올챙이가 전멸했습니다." 이 나무에서 실제로 비소가 나오는지 직접 실험해 보겠습니다. 목재를 긁어내 증류수에 넣은 뒤, 비소 성분이 있으면 색깔이 변하는 시약을 떨어뜨렸더니, 색이 파랗게 변합니다. 색깔이 변하지 않는 일반 목재와는 대조적입니다. 문제는 비소 목재를 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강원도 동해시의 한 상수원 보호구역, 물가의 팔각정 건물이 비소 목재로 만든 겁니다. 비만 오면 독극물이 상수원으로 흘러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는 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 한국 수자원공사 관계자 : "보통 농약에도 비소가 들어가고요, 광물질인 비소 자연상태로도 있대요. 변명하는 건 아니지만..." 어린이 놀이터는 더 심각합니다. 전국 놀이터의 8~90 퍼센트는 비소 목재로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만든 목조 건물이나 나무 의자는 거의 모두 비소 목재로 만든 겁니다. 비소는 아주 적은 양도 인체에 치명적입니다. 옛날에 사약으로 썼을 정도입니다. ● 김현 교수(충북대 의대 예방의학 교실) : "피부암, 폐암, 림프종, 백혈병 등의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태아에게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 이 때문에 일본에선 10년 전부터 비소 목재 사용을 자제하고 있고, 상당수 선진국들도 이미 5년 전부터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환경부도 뒤늦게 심각성을 알고 이달 초부터 비소 목재의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든 시설물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 환경부 담당자 : "(환경부는) 제품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고, 화학 물질을 관리하는 곳이다 보니까 제품에 대한 리콜 제도가 아직 없습니다." 더구나 아직도 시중에는 비소 목재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목재 수입업체입니다. 창고 마당에 비소가 함유된 CCA 방부목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펜션이나 목조 주택을 짓는 사람들에게 주로 팔립니다. ● 판매업체 : "번들(묶음)로도 사가고, 낱개로도 사가고... (최근에 나간 게 언제에요?) 계속 나가죠. 최근이 아니라, 오늘도 나갔는데..." 업자들은 비소 목재가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값 싸고, 잘 썩지 않기 때문에 물건이 없어 못 팔정도입니다. ● 건축업자 : "요즘도 (판매를) 하는데, 몰래 하기 때문에 어딘지 저는 못 가르쳐... 모르지, 그거는..." 설령 비소 목재를 친환경 목재로 속여 팔아도, 소비자는 이를 알 길이 없습니다. ● 목재 판매 상인 : "지금은 칠(비소처리)했어도 몰라요. 성분을 검사하지 않는 이상은, 우리가 봐서는 모르는 거에요." 죽음의 나무라는 비소 목재를 방치하고 있는 사이 비소는 우리 몸 속에 쌓여가며 건강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MBC 뉴스 최훈입니다. NULL NULL NULL http://keyframe.imnews.imbc.com/desk/2007/10/24/1/Large_1147172.jpg NULL NULL NULL 최훈 기자, 현기택 기자 NULL 2007-10-24 2007.10.26 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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