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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0 10:29

2차례나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가 내년 10월 알맹이는 빼고 다시 발사된다.

우주선진국에서는 우주발사체 실험을 할 때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신호기를 실은 시험용 위성 정도만 싣는 데 비해 한국은 처음부터 값비싼 과학 위성을 실었다가 연달아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발사에서는 발사체가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막대한 국가예산을 낭비하고서야 원칙으로 돌아간 셈이다.

◆ 나로호 내년 10월 발사 확정…발사 성공여부만 보기로

20일 우주전문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10월에 발사되는 나로호는 ‘알맹이’는 빠진 채로 발사 성공 여부만 따질 전망이다.

내년 10월에 3번째로 발사되는 나로호는 상단에 실제 분리 실험에 사용된 페어링(위성보호용 덮개)이 사용된다. 분리 실험에 사용된 페어링을 실제 발사체에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실패한 2차례 발사 때는 한 번도 분리실험을 하지 않은 페어링을 사용했다. 실험 과정에서 화약을 터뜨려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자칫 페어링에 흠집이 생기면 실제 발사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2차례의 실패로 실험에서라도 분리에 성공한 페어링을 사용하는게 발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함께 2차 발사 때 실패 요인을 지목된 비행종단시스템(FTS·Flight Termination System)도 켜지 않는다. 비행종단시스템은 발사체가 정상 궤도를 이탈했을 때 자동으로 파괴한 장치다. 이번 발사 때는 시스템을 발사체에 싣기는 하지만 작동시키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3차 시도에서는 지난 2차례의 실패 때처럼 ‘과학기술위성 2호’가 실리지 않는다. 과학위성은 2기까지만 제작돼 앞선 실패로 이미 사라졌다. 재고가 없는 상태에서 각종 우주 과학 실험 장치를 대폭 줄인 대신 위성이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갔는지 알리는 통신장비들만 탑재한 ‘나로위성’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러시아 전문가들이 모인 ‘한러 공동조사단’은 10월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 4가지를 도출해 양국에 기술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나로호 발사는 철저히 발사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쪽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사를 통해 통신위성 등을 궤도에 올리는 것보다는 발사체를 통해 각종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국산 로켓 기술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은 2021년으로 미뤄졌다

◆ 2012년 사상 가장 많은 인공위성 쏜다

항우연에 따르면 내년은 한국 우주개발사상 한 해에 가장 많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나로위성 외에도 현재 발사가 지연되고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5호와 함께 내년 5~6월 아리랑 3호, 9월 과학위성 3호가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올해 연말까지 발사될 예정이던 아리랑 5호는 러시아 야스니의 발사장으로 이동하지 못한 채 현재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청정실에 발이 묶여 있다. 러시아 정부는 한국 정부와 발사 용역 계약을 맺은 코스모트러스사에 발사비로 당초 금액보다 10배 가까운 비용의 추가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1월 한·러 정상회의 때를 비롯해 각종 외교라인과 국방부를 동원해 발사가 가능하도록 러시아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러시아측의 입장은 완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랑 5호 발사가 지연되면서 군과 정보당국은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나로호는 명목상 다목적실용위성이지만 실질적으로 정찰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아리랑 5호에 실려 있는 영상레이더(SARㆍ합성개구레이더)은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훤히 지상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다.

정부가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조사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입항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17일 남극해에서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을 구하기 위해 급파한 것도 발사비 문제로 불편해진 러시아 정부와 관계를 풀기 위한 손짓이라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온다.

어찌됐든 내년에 인공위성 4기가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통신위성을 제외하고 자체 개발한 인공위성 6기를 운영하는 나라가 된다.

◆ 우크라이나·EU와 엔진 개발 추진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해도 발사체 기술의 자급력은 최대 5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21년까지 1조 5449억원을 들여 1.5t무게 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km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한국형발사체(KSLV-II)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는 75t급 액체엔진을 각 4개와 1개를 묶어 1단과 2단 로켓을 만들고 상단은 그보다 작은 액체엔진을 사용하는 3단형 발사체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에는 나로호 때의 150개 기업보다 2배 많은 300개 기업을 참여시키고 개발 예산의 80%는 기업에게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추진기관과 엔진 등 국제협력이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는 러시아 외에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일본 등 기술협력선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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