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체벌' 시행령에 4개 교육청 거부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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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03.23. 오전 8:26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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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ㆍ서울ㆍ강원ㆍ전북, 학칙 개정 억제키로

"학생인권조례 취지 지켜야" vs "상위법 무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일선 학교에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최근 발효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일부 진보 교육감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교과부는 전국 초ㆍ중ㆍ고교가 간접 체벌의 시행 여부를 정하게 해줄 예정이지만, 경기 등 4개 지역 교육감은 '모든 체벌을 금하는 학생인권 조례의 원칙과 어긋난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과부는 교육감들이 간접 체벌 학칙의 도입을 막으면 이에 맞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학칙 개정이 많아지는 4월 이후 혼란과 진통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교과부는 개정 시행령이 지난 18일 발효됨에 따라 '각 학교가 간접 체벌과 관련된 학칙 개정을 검토할 수 있게 지도해달라'는 공문을 이달 말까지 시도 교육청에 보낼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시행령의 31조 8항은 도구와 손 등을 통한 직접 체벌을 금했지만, '학칙에 따른 훈육ㆍ훈계'란 구절을 통해 각종 지시로 육체적 괴로움을 주는 간접 체벌 권한을 각 학교에 보장했다.

그러나 경기와 서울, 강원, 전북 등 4개 지역 교육청은 '간접 체벌도 반(反)인권적 조처'라며 교과부의 방침을 사실상 거부키로 했다.

특히 이미 학생인권 조례를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가 간접체벌을 할 수 있게 학칙을 고치면 '조례 위반'으로 보고 행정ㆍ인사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의 조병래 대변인은 "비록 조례가 시행령보다 하위 법령이지만,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보호하는 문제에는 예외가 인정된다는 것이 법학계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인권 조례를 추진 중인 서울ㆍ강원ㆍ전북 교육청은 교육감의 학칙 인가권을 통해 간접 체벌 도입을 억제할 예정이다.

진보 진영 교육감이 이끄는 전북ㆍ광주 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여론 수렴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한편, 교과부는 지역 교육청이 간접 체벌 학칙을 저지하면 별도의 법적 구제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이 간접 체벌의 필요성에 합의하면 자율성 원칙에 따라 해당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 시행령에 맞서는 것을 교육감의 정당한 권한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간접 체벌은 '체벌을 전면 금지하면 학생 지도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된 대안으로, 교과부는 이번달 내로 해당 조처의 범위와 주의 사항 등을 설명한 지침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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