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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우리가 최소한은 알아야할 것들 (상)

이덕주 기자
입력 : 
2020-02-04 06:01:02
수정 : 
2020-02-04 10: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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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야사-11] 안녕하세요? 이번 중기야사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무척 중요합니다. 마침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이 주제에 대해서 다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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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나온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부탄인으로 가장해 위장 취업을 합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네이버 영화 제공
1.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상주하는 외국인은 '중국인'이고 두 번째는 '베트남인'이다. 먼저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외국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 국민의 수가 약 50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132만명입니다(2019년 5월 기준·15세이상).

132만명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가 조선족, 재중동포라고 부르는 한국계 중국인입니다.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중국 내 소수민족이죠. 132만명 중 50만여 명을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조선족이 아닌 중국 국적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남은 82만명 중 13만여 명을 차지합니다. 합치면 외국인 중 중국인 수는 63만명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단순히 따지면 대한민국에 머무르는 100명 중 1명은 중국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인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국적은 베트남 국적자입니다. 16만명 정도로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자로 구분하면 재중동포가 아닌 중국인보다도 많아진 것이 베트남사람입니다. 베트남 이외의 아시아 국가가 약 40만명 정도에 달하는데 우즈베키스탄(5만명), 캄보디아(4만명), 필리핀(4만명), 인도네시아(3만명), 네팔(3만명) 국적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국내 체류 일본인의 경우 기업인이나 결혼이민 인구가 많고, 대만은 영주권을 소유한 화교가 많습니다. 한국에 오래 거주해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귀화하지는 않고 대신 대만 국적을 택한 분들입니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미국·캐나다 인이 합쳐서 5만명, 유럽 국적 전체가 4만명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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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통계청과 법무부에서 내놓은 '2019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2. '외국인 노동자'는 크게 E-9 비자와 H-2 비자를 보유한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상주 외국인 132만명 중 91만여 명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이나 취업을 통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중 86만명이 취업자입니다. 이 86만명이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됩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자격(발급받는 비자)이 다릅니다. 가장 많은 것은 비전문취업(E-9) 비자입니다. 이 비전문취업 비자는 제조업, 농업 등 한국인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의 중소기업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정부가 중소기업들로부터 필요한 인력 숫자를 받으면 그에 맞춰 외국인들 쿼터를 지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E-9 비자를 갖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취업할 중소기업이 정해져서 들어오게 됩니다.

반면 재외동포 비자와 방문취업 비자는 한국계 중국인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에게 많이 발급되는 비자입니다. 재외동포 비자는 체류기간이 5년이며 단순 노무 업종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반면 방문취업 비자는 체류기간은 3년이지만 38개 단순노무직에서만 종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경우 E-9 비자와 달리 일할 회사가 정해셔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구직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두 외국인 노동자들은 완전히 다른 노동시장에서 일하게됩니다. E-9 비자는 대부분 제조업이나 농업분야가 많고, H-2 비자는 식당이나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9 비자는 전체 직원 중 82%가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14%가 농촌이나 어촌 등에서 일을 합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보는 서빙을 하는 아줌마들 중 중국동포가 많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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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재중동포, 한국계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네이버 영화 제공
그래서 공장 제조업이나 단순 노무업에서 일하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아닌 중국인은 많지 않습니다. 위에서 나온 13만명에 달하는 한국에 체류하는 대부분의 중국인은 유학이나 연수(약 7만명)를 위해 체류하거나 재외동포 비자 보유자의 가족이거나 결혼이민자 등이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보는 외국인 근로자는 재중동포이거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E-9 비자를 발급받은 노동자로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불법체류자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물론 단순 노동자가 아닌 전문인력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도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이라던지 교수, 예술 분야 종사자 등이 해당됩니다. 이들도 3만8000명 정도 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범주에서는 벗어납니다.

3. 재중동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는 '캄보디아인'이다. 그렇다면 E-9 비자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은 어떤 국적이 많을까요?

2019년 9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국적은 다름 아닌 캄보디아입니다. E-9 비자로 3만8000명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데요. 이는 캄보디아 전체 인구의 0.23%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스리랑카, 네팔도 전체 인구의 약 0.1%가 한국에 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은 전체 인구에 비하면 한국에 취업한 노동자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몽골의 경우 체류자는 많지 않지만 본국의 인구자체가 많지 않아 약 0.18%의 인구가 한국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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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별 E-9 비자 보유자 체류인원
외국인 노동자의 국적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본국에서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 같은데요.

2010년까지만 해도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 국적은 베트남이었습니다(약 5만7000명),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는 2010년에 비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캄보디아는 7000명에서 3만8000명, 네팔 7000명에서 3만3000명, 미얀마 27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처음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언제쯤이었을까요? 목요일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덕주 중소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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