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걸그룹 마마무는 걸그룹 성공 공식을 새로 썼다. 대부분 걸그룹이 어린 나이에 데뷔해 귀엽거나 러블리한 소녀 콘셉트를 선보여 성장 과정을 겪는다면, 마마무는 처음부터 실력파 이미지를 내세워 점차 아이돌의 형태를 갖춰갔다.

2014년 마마무는 ‘Mr. 애매모호’로 데뷔해 단숨에 실력파 이미지를 획득했다.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무대 위에서 놀 줄 아는 끼쟁이 걸그룹의 등장을 알렸다. 그러나 ‘실력파’로 인한 성숙한 이미지가 생겼다. 지난해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김구라가 솔라를 보고 “마마무가 러블리하지는 않다. 와일드한 느낌이다. 콘셉트가 슬림한 빅마마 콘셉트 아닌가? 나이가 있죠?”라고 말한 바 있다.

2년 뒤, 2016년 마마무는 ‘실력파’ 수식어가 지닌 편견을 깨고 팬덤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걸그룹이 됐다. 지난 2월 26일 발표한 마마무의 첫 정규앨범 ‘멜팅(Melting)’ 타이틀곡 ‘넌 is 뭔들’은 음원차트 1위 올킬, 음악방송 1위, 음반차트 1위를 휩쓸었다. 팬카페 회원수는 6만 명을 돌파, 국내 걸그룹 중 6번째로 큰 팬덤을 보유하게 됐다. 새로운 성공 공식이 완성된 것.

마마무 성공의 중심에는 김도훈 작곡가가 있다. 김도훈 작곡가는 2014년 국내 음악 저작권료 수입 1위의 히트메이커. SG워너비 ‘죄와 벌’, 케이윌 ‘가슴이 뛴다’, 이승기 ‘결혼해줄래’, 다비치 ‘8282’, 휘성 ‘위드 미(With Me)’, 백지영 ‘잊지 말아요’, 소유X정기고 ‘썸’ 등 해마다 돌풍을 일으켰던 노래를 탄생시켰다. 현재 기획사 RBW의 공동 대표로서 마마무의 성공까지, 마마무에는 김도훈 20여년의 노하우가 집약됐다. 김도훈에게 마마무의 탄생부터 성장, 그리고 정규 1집 ‘멜팅’의 이야기를 들었다.

10. 우선 축하드립니다. 마마무가 지난 6일 SBS ‘인기가요’로 데뷔 첫 1위를 했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김도훈 : 너무 좋죠. 제가 제작을 한 가수가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하는 것이 처음이에요. 굉장히 뜻 깊어요. 다른 가수에게 줬던 곡이 1등을 한 적이 있지만, 그건 제 혼자 힘이 아니긴 해요. 이번엔 직접 제작해서 남다르죠.

10. 마마무는 걸그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많아요. 기존 걸그룹의 성공 공식을 깨고 새로운 콘셉트의 걸그룹이에요. 처음 마마무를 기획했을 때, 어떤 생각에서 출발했나요?
김도훈 : 저는 그동안 휘성, 케이윌 등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과 합이 좋았어요. 보컬보다 다른 것이 위주인 가수와 만나 성공한 적이 별로 없었어요. 저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궁합이 잘 맞다고 알았죠. 아이돌은 무대에서 잘 놀아야 하고, 메인보컬이 가장 먼저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해 무대에서 빛이 나는 친구들을 뽑았어요. 기존 제작사 선배들은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어요. 예전에 빅마마의 성공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장점으로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10. 빅마마와 달리, 마마무는 문별이라는 래퍼 포지션의 멤버가 있어요.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인가요?
김도훈 : 마마무가 처음에 레트로라는 장르를 빌리긴 했는데 그것만 추구하진 않아요. 모든 장르를 하는 가수를 하고 싶은데 랩이란 부분을 빼놓을 수 없겠더라고요. 고리타분한 음악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마마무가 전형적인 보컬팀도 아니고,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봤죠. 래퍼가 문별과 화사 두 명이에요. 화사와 문별이 연습생 레슨을 받았을 때 래퍼 레슨을 같이 받았어요.

10. 마마무는 처음엔 ‘실력파 걸그룹’이란 수식어가 붙었어요. 그런데 올드하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이런 시각을 ‘음오아예’로 깨트리려는 시도를 봤어요. ‘넌 is 뭔들’까지 점점 어려진다는 느낌이에요.
김도훈 : 그걸 노렸어요. 처음에는 뮤직비디오 감독님부터 모든 스태프들을 기존 아이돌과 작업하지 않은 사람으로 했어요. 음악 프로그램에서 신인 아이돌들을 보면 솔직히 다르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저는 확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갔어요. 점점 애들 나이와 어울리는 음악으로 내려왔어요. 지금 있는 음악보다는 더 내려가진 않을 것 같아요. 제 나이를 찾았어요. (웃음)

10. 마마무 멤버들을 처음 어떻게 구성했나요?
김도훈 : 마마무의 중심인물은 휘인, 화사예요. 이 두 사람이 먼저 뽑히고 나머지 친구들이 뒤늦게 합류했어요. 휘인과 화사, 두 친구를 중심으로 마마무의 기본 색깔을 만들고 있었어요.

10. 휘인과 화사는 어떻게 알게 됐나요?
김도훈 : RBW 이전에 레인보우 브릿지 에이전시라는 에이전트 회사가 있었어요. 일종의 연습생들은 다른 회사에 소개시켜주는 회사였어서 가수 지망생 친구들을 볼 기회가 많았어요. 저는 얼굴은 예쁘지만 노래나 춤이 아쉬운 사람보다 잘 노는 애들이 예뻐 보였어요. 화사와 휘인이 계속 눈에 띄었고, 독특한 팀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10. 멤버들을 인터뷰하다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대표님이 아이디어를 주셨다”에요.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나요?
김도훈 : 음악을 하면서 가장 추구하는 것이 ‘재미있게 하자’예요. 재미있게 하려면 잘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잘해져요. 마마무 멤버들하고도 심각하게 회의를 하진 않아요. 앨범, 뮤직비디오, 콘셉트 등등 다 직접 함께 회의하는데 놀면서 깔깔 거리면서 회의를 해요. 하이파이브가 나올 때 나온 아이디어가 가장 좋았어요. ‘음오아예’ 남장도 그렇게 회의를 하다가 툭 튀어나온 것이에요.

10. 누구 한 명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기보다 함께 어울리면서 얻어낸 결과군요.
김도훈 : 솔직히 우리 중에 뛰어난 브레인이 있지는 않아요. 마마무는 다 (타고난 감각을 지닌) 동물적인 친구들이에요. 아이디어를 서로 듣다가, 아이디어가 부족하면 팬들한테도 물어봐요. 데뷔곡 ‘Mr.애매모호’ 뮤직비디오에 뮤지션이 많이 출연하는데 그때는 ‘뮤지션이 만든 뮤지션’이란 콘셉트였어요. 지금은 ‘대중이 만든 뮤지션’으로 노선을 바꿨어요. 지금 굿즈인 무봉, 스냅백 모두 팬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것이에요. 홈페이지를 보면 ‘디자인 바이 무무’라고 디자인을 올리는 공간이 있어요. 선정된 팬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이에요. ‘넌 is 뭔들’ 활동에서도 팬들의 생각을 많이 들을 예정입니다.

10. ‘대중이 만든 뮤지션’으로 노선을 바꾼 것도 계획된 것이었나요?
김도훈 : 구상 단계에 있었어요. 그래서 정규 1집 앨범도 수록곡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여의치가 않아서 영상을 공개하는 정도로 바뀌긴 했어요.

10. 대표님의 입장에서 마마무 멤버들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나요?
김도훈 : 마마무는 휘인과 솔라가 중심을 잡고 있어요. 먼저 솔라는 성실한 친구예요.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걸 해’라고 하면 정확하게 이해하는 친구예요. 무대에서 큰 기복도 없어요. 솔라와 함께 뼈대를 이루는 휘인이는 솔라보다 한 발 뒤에 머물러서 받쳐줘요. 춤, 노래 모두 기본기가 굉장히 좋아요. 유머까지도. 화사라는 친구는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친구예요. 화사는 팀의 색깔을 만들어줘요. 문별은 어떻게 보면 나머지 세 명이 굉장히 정신 없을 수 있는데 그걸 정리해요. 멤버들이 까불 때보면 문별이 제일 가만히 있다가 지켜보면서 교통정리를 해주는 역할을 해요.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R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