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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독자기술로 은하3호 제작

입력 : 
2013-01-21 17:23:29
수정 : 
2013-01-21 1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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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잔해 분석…엔진 냉각·터보 펌프 등 대부분 자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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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2월 발사에 성공한 '은하3호' 장거리 미사일에 쓰인 핵심부품을 대부분 자체 기술로 만든 것으로 21일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해 발사 당시 서해에서 건져올린 북한 미사일 잔해 분석 결과를 이날 최종 발표했다. 군 당국은 발표에서 북한이 외부 기술지원 없이 사거리 1만㎞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과 부품 조달경로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국방정보본부, 국군정보사령부,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계기관 전문가 5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6일간 은하3호의 1단 엔진과 연료ㆍ산화제통 등 10개 품목을 정밀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미국 로켓 전문가 4명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은하3호의 주엔진 구조와 원리, 단분리 기술, 연료제 성분 등도 추가로 밝혀냈다. 군 관계자는 엔진 각 작동부위에 일정한 압력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전달하는 '터보펌프 조립체'와 엔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주엔진 재생냉각방식' 등이 북한 고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3t급 보조엔진 4개로 로켓방향을 제어하는 방식도 구식이지만 북한만의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은하3호는 '폭압형 외피 파단방식(MDF)'으로 1ㆍ2단 로켓 분리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폭압형 외피 파단방식은 1ㆍ2단 분리 시 제동모터로 1단 로켓 속도를 줄이고 가속모터로 2단 로켓 속도를 올려 1ㆍ2단 사이에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은하3호에 쓰인 연료제는 등유의 일종인 케로신에 일부 탄화수소계열 화합물이 첨가된 혼합물로 확인됐다. 케로신은 항공기 연료 등으로 널리 쓰인다. 한국이 개발하고 있는 우주발사체(SLV)인 나로호도 액체연료인 케로신을 사용한다.

군 관계자는 "1차 조사 때 밝힌 것처럼 북한이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쓰지 않고 적연질산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은하3호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발사체가 아닌 장거리 미사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연질산은 상온에서 액체상태를 띠며 충전 후 장기보관도 가능해 유사시 얼마든지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수거된 잔해를 통해 은하3호 전체를 역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 북한은 온도수감장치, 압력센서 등 일부 전자기기와 센서 등은 외국 상용 제품을 수입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은하3호에 5개국에서 생산된 10개 이하 종류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일부에 외국산 부품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날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군 당국은 해당 부품 생산국과 북한의 수입경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같은 내용이 자칫 외교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해 부품 생산국, 북한의 부품 수입경로 등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제 밀수품 사용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성훈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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