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잡는 매' 추미애, 3위 마감…추윤갈등 딛고 입지 회복하나
송고시간2021-10-10 19:47
'고발사주'로 강성 지지층 결집…'명추연대' 본선 역할론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0일 막을 내린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3위로 결승선에 도착했다.
친문 강경파 팬덤을 거느린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 등 다른 주자들의 협공에 처한 이 지사의 우군을 자임, '명추 연대'로도 주목받으며 9.01%의 득표로 경선을 마쳤다.
추 전 장관 측에서는 이른바 '추윤 갈등' 논란 끝에 조직도 세(勢)도 없이 출정했음에도 '의미있는 3등'을 차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 이어 4위 정도에 그칠 것이란 경선 초반 예상을 깨고, 고향인 대구·경북(TK)에서는 15%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 의혹을 받는 '고발사주'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이 더욱 결집, 3위 확보의 동력이 됐다는 것이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출마 선언 이후 초반부터 스스로를 '윤석열 저격수', '꿩 잡는 매'라고 칭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거듭 드러낸 바 있으며, 이후에도 지대개혁을 화두로 던지는 등 진보·개혁 주자로서 공간을 확보했다.
강성 당원들의 지지 속에 지난달 4~5일 충청권 경선까지만 해도 6.81%에 불과했던 추 전 장관의 득표율이 같은 달 11~12일 지역적 기반인 TK에서 14.84%로 뛰어올랐고,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11.67%의 '깜짝 지지'를 받는 등 판을 흔들기도 했다.
실제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격전이 예상됐던 호남 순회 경선을 앞두고는 추 전 장관에게 이 지사의 표가 얼마나 옮겨오느냐가 당내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지지율 상승세는 대선의 핵심 이슈가 고발사주 의혹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넘어간 뒤로는 한풀 꺾였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재도전하거나 이 전 대표 사퇴로 빈자리가 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정권 재창출이 성사될 경우 차기 정부에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다만 추 전 장관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선 훗날에 대한 고민보다는 당내 원팀 구성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상태"라며 "특히 갈라진 지지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봉합할지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추 전 장관은 경선 도중 이 지사와의 연대설까지 나올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대선 본선에서 역할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추 전 장관은 결과 발표 후 SNS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터 '용광로 선대위'라는 승리의 방정식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 안팎에 완전히 새로운 개혁주도세력을 구축하는 등 민주당 혁신을 이루고 촛불개혁 완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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