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문을 닫은 지 서너 달 됐어요.”
지난 15일 낮 12시쯤 전북 정읍시 수성동 정읍시청 맞은편 4층짜리 건물. 이 건물 2층 ‘변호사 서성환 법률사무소’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남편이자 군 복무 때 특혜 휴가 의혹에 휩싸인 아들 서모(27)씨의 아버지 서성환(65) 변호사가 일하던 곳이다.
옆 사무실 직원은 “최근 건물주가 사무실을 내놨다”며 “이전엔 가끔 천변에서 (서 변호사를) 만났는데 요즘엔 통 못 봤다”고 했다. 전북지방변호사회에 확인해 보니 서 변호사는 몇 달 전 이 사무소를 정리하고 전주지검 정읍지청 인근 A변호사 사무소로 이전했다. 서류상 폐업이나 휴업은 아니었다.
A변호사를 찾아갔더니 그는 “서 변호사를 ‘형님’이라고 부른다”며 “우리는 1990년대 초반 정읍에서 알게 된 후 30년 가까이 시민운동 등을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A변호사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정읍에 있는 원룸에 혼자 살았다. 추 장관과는 주말부부로 지내며 서울과 정읍을 오갔다. 그러다 서 변호사가 건강이 나빠져 다른 지역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 사무소 주소를 옮긴 건 서 변호사 동생이 부탁해서였다.
A변호사는 “서 변호사는 지금 전화기도 없고 아무하고도 안 만난다”며 “병문안을 가려 해도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본 게 지난해고 (아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전화 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차피 서 변호사와 ‘절친’이니 감안해 들으라”며 “(군대 간) 아들이 아프면 전화를 안 하겠냐. 아들에게 ‘부모가 공직에 있고 너도 성인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할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언급했다.
A변호사는 서 변호사가 고향인 정읍에 내려온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서 변호사가 고등학생 때 뺑소니 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하다. 전신마취 수술을 10번 이상 받았는데 생사가 오락가락할 때 ‘살게 되면 평생 고향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후 당시 판사였던 추 장관이 반대했는데도 정읍에 혼자 내려왔다”고 전했다.
정읍=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